은비는 자주 토햇어요
태어나서 2주 간은 별다른 이상 증후 없이 지나갔다. 다만 한 가지 애를 먹었던 일은 아이가 젖을 잘 빨지 못했다는 것이다. 보름쯤 지나서 아이는 갑자기 자지러지듯이 울면서 토하기 시작했다. 단순한 소화불량으로 보기엔 너무 지속되는 기간이 길었다.
병원을 이곳 저곳 데리고 다니면서 진료도 받아 보았지만 그 때까지는 뚜렷한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 아이는 자다가도 코나 입으로 먹은 우유를 올리기 일쑤였는데 그럴 때마다 마치 비명에 가까운 분절된 울음소리로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곤 했다. 힘들게 먹은 우유를 그렇게 다 올리고 나면 다시 배가 고파서 보채고 울어 대는 악순환의 나날들이 거듭됐다. 태어나서 한 달이 다 되어갔지만 아이의 체중은 그다지 변함이 없었다.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잠도 거의 자지 못하는 상항에서 발육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 건 기대하기 힘든 일이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