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
은비는 태어날 때는 잘 몰랐지만 점점 자랄수록 두 눈이 사시가 되었는데 흔히 일반적으로 가운데 몰리는 내사시가 아니라 밖으로 돌아간 외사시였다. 특히나 경기라도 심해지거나 열이라도 나서 몸의 상태가 좋지 않을 땐 더욱 두드러지게 돌아갔다가 상태가 양호해지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그다지 심해 보이지 않았으므로 수술에 대해 망설일 수 밖에 없었다. 사시는 조기에 수술해주지 않으면 시력이 떨어져 약시로 변한다고 하는데 경기가 심한 아이의 경우 수술해서도 또 틀어질 수도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감 때문에 결국 수술을 하지는 못했었다. 지금도 때로 아이의 시력을 의심해보지만 아직까지는 별 이상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장롱 밑에 깔린 조그만 장난감도 잘 찾아낼 만큼 아직도 시력은 건재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