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짓하는 은비
경기가 어느 정도 조절이 되면서 은비에게는 새로운 면이 나타났다 .
이전의 극심한 대인공포증이 사라지고 외부에 대한 경계심도 다소 누그러지면서 성격적인 면에서 활달함을 띠게 되었다. 또한 기분이 좋으면 특유의 손놀림으로 두 손을 날갯짓하듯이 흔들어서 마치 빠이빠이 인사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어린 시절부터 느낀 것이지만 은비는 아이가 지닌 중증의 지능 장애에도 불구하고 때로 의아함을 느낄 만큼 사람을 식별하는 능력이 탁월해서 자신이 아는 사람의 경우에는 아주 적극적인 자기 표현을 하였는데 이때 이 손놀림도 한 몫을 하였다. 성장해 가면서 이러한 모습은 더욱 두드러졌으며 이 때문에 예의 바르고 활달한 아이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다.
감정 표현에 있어서도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적극적인 편이었다. 싫고 좋은 것이 확실했으며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도 아주 적극적이었다(좋아하는 사람과는 소리를 치며 반갑다는 인사를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엔 눈도 마주치려 하지 않았다). 또한 자신의 몸의 어딘가가 아프거나 불편할 경우엔 자기 손으로 아픈 부위를 가리키거나 상대방의 손을 잡고 아픈 곳에 갖다 대고는 아픔을 호소하는 모습을 보였다.